2008년 10월 02일
[함평, 영광] 꽃무릇
     갑자기 주위에서 죽음을 느끼게 되니 참으로 울적한 심정이군요.

 새끼냥이들을 보내고 오늘 출근하니 최진실씨의 자살소식이 들려와서 참으로 연이어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여하튼 명복을 빕니다.




     2008년 9월 28일...함평의 용천사

     토요일의 화창한 날씨만 믿고 지난 번에 말씀드리 3곳 중 한 곳으로 가을 정취를 맛보러 가자고 집사람을 졸랐어요. 모처럼( 집에 와서 보니 3주만에 나간 것이었어요. C모님께 죄송 )의 가을 여행이라 조금 멀리나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요. 집사람의 목적지는 의외로 함평의 용천사였어요. 9월 중순부터 영광과 고창, 함평에서 꽃무릇 축제를 하나 봐요. 수년 전에 고창 선운사에서 우연히 꽃무릇이 필 때 구경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전혀 예상도 하지 못하고 봤고 시기도 좀 빨라 제대로 보지 못했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구경을 하자고 하며 방향을 함평으로 잡았지요. 고창의 선운사와 영광 불갑사는 한 두번씩 가보았으니 함평을 대상지로 선정하였습니다. 사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다니면서 안 가본 IC가 서천과 함평이었는데 이번에 함평을 결정한 것에는 그런 이유도 이면에 있었을 것 같아요.

     새벽 5시에 출발하여 함평에 도착하니 9시 반 정도 되었어요. 거리로는 서서울 톨게이트 기준으로 약 300km정도 내려왔습니다. 날씨는 구름이 잔뜩 끼어서 완전히 비오기 직전의 날씨였어요.(그런데 서울에서는 화창한 날씨였다고 하더군요. 음... 서해대교를 건널 때 벌써 날씨가 흐렸는데... 여하튼 남도쪽과 경기쪽은 날씨가 많이 달랐다는 것을 월요일에야 알았습니다.) 사실 아침먹고 쉬는 시간을 빼면 3시간 정도 운전한 것 같아요.


     용천사는 톨게이트에서 약 20 ~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좀 빨랐는지 주차장도 편하게 주차를 했지요. 매년 꽃무릇 축제를 해온 것 같았는데... 27일(토요일)에 마당에서 음악제까지 한 것 같았어요. 요즘은 전국적인 행사로 소문이 나면 교통이 좋아서 방문객이 마구 마구 와서 시장분위기가 되는데 여기도 그런 수순을 밟는 것 같아 좀 씁쓸한 느낌이 들었어요. 용천사는 원래 고찰이었는데 아마 6.25때 다 불타고 다시 불사를 일으켜 건물을 지었다는 소문을 들은 것 같아서 보니 정말로 새 건물이 대부분이었어요. 대웅전 올라가는 돌계단과 탑 정도가 살아남은 것 같아요.

     꽃무릇은 예전에 상사화로 잘못 알고 있었는데... 상사화는 보니 완전히 수선화 모양이고 꽃무릇은 모양이 전혀 다릅니다. 물론 같은 수선화과이긴 하지만요. 꽃무릇은 보기에 참으로 볼품없는 꽃이지만 사진찍기에는 최고의 꽃인 것 같아요. 꽃대도 작고, 보고 있으면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무리 지어 피어있는 모습도 화려하지도 않고, 어딘지 초라한 느낌도 들고.... 그래요. 그러나 사진으로 보면 다음과 같이 멋있지요.

          *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무릇입니다. 화려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그렇지 않아요.


          * 꽃무릇의 꽃은 이렇게 하나씩 찍게 되면 그냥 표준렌즈를 가지고도 화면에 꽉차게 멋있게 찍을 수 있어요. 그리고 화사한 색과 길게 늘어진 수술의 모양이 방사선의 구도로 잘 잡히니 초보자가 찍어도 좋지요. 그러나 꽃과 잎이 만날 수 없다는 상사화의 전설과 같이 뭔가 이별을 암시하는 형상과 화사하다 못해 정렬을 뛰어넘는 마지막 불사르는 듯한 색깔을 보면 참으로 아쉽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떡할 수 없겠죠.


     저희들이 도착하니 소형관광버스 한대에 사진동호회분들이 한무리 타고 와서 이미 사진작업 중이었어요. 집사람이 지나가면서 보다가 "당신같은 카메라를 가진 사람은 하나도 없네.....빨리 좋은 카메라 한대 마련해야 그래도 같이 끼어서 찍을 것 같은데"라고 속을 긁는(그러나 저의 마음을 드려다 보는) 발언을 하고 갔어요. 하다못해 매크로렌즈라도 하나 마련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어요.


     집사람은 108배를 하고 저는 사진기로 열심히 꽃을 찍어 약 1시간 정도 머무른 것 같아요. 사실 영광에는 백제불교 도래지도 있고 불갑사 같은 절은 백제시절부터 있었던 고찰이라 영광/함평의 절도 멋있을 것 같은데.... 그렇진 못해요. 단 산세는 아주 좋아요.



          * 함평은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나비축제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근처 마을에는 모두 마을 입구에 곤충모양의 안내석을 쓰고 있어 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만.... 그나마 지방에서 제일 성공한 사례로 모두 배우고 있어요.(서울사람만 바라보고 관광산업을 유치하는 것이죠;;;) 실제로 함평의 시골마을은 이렇게 평야보다는 약간의 구릉지로 농사에 적격이지만... 마을 들어는 길에는 꽃무릇 길로 단장을 하고 비닐하우스에서는 곤충을 키우는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함평을 나와서 다음 목적지로는 백수해안도로를 잡았습니다. 집사람이 주위사람들에게 추천을 받았다고 가보고 싶다고 해서 내비게이션을 찍고 이동을 했습니다. 가는 길에 집사람이 표지를 보더니 " 야, 차세워봐!!! 야동이래, 야동" 이래서 세워 놓고 보니 정말로 마을 이름이 '야동'....... TV에서 이상한 마을 이름 할 때 나온 곳이더군요.


       백수해안도로는 바다를 낀 드라이브코스 중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집사람은 다 보고나서 변산반도의 해안도로보다 낫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음에 일박하는 코스로 잡아두었어요. (모래미해수욕장이나 해안도로변의 펜션에서요.) 보통은 법성포에서 출발하여 해안도로를 보고 다시 영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잡는데 저희는 함평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밑에서부터 올라가게 되었어요.

          * 야동마을을 지나 조금만 산길을 지나가니 이렇게 멋있는 해안풍경과 마을이 나타났어요. 물론 바로 앞은 절벽에 가까운 벼랑이구요. 아래쪽으로 팬션이랑 마을이 있어요. 여기서 조금 더 가니까 백암정과 마파도 촬영지가 나타났어요. 저기 멀리 보이는 곳은 천일염전인 듯 싶어요. 백암정에서의 일몰은 절경이라는데 저희들은 시간도 맞지 않고 날씨가 흐려서 패스...


          * 백암정에서 본 갯뻘입니다. 물이 흐린 것은 역시나 서해바다.


          * 백수해안도로의 시작점입니다. 저기 앞에 보이듯이 도로가 해변을 끼고 계속 연결이 되어 있어요. 그리고 군데군데 전망이 좋은 곳은 간이 주차장이나 정자를 세워 두고 구경할 수 있도록 해두었어요. 저희들은 백암정에 올 때까지 구경을 많이 해서 해안도로는 사진도 찍지 않고 시속 20km/h로 가면서 구경만 했어요. 여기서부터 모래미해수욕장까지가 해안도로인데..... 숙박시설은 군데군데 팬션이 있어서 다음엔 꼭 1박을 하기로 했어요.



     날씨가 무더웠건 어쨌건 논에는 벼가 익어서 수확하기도 하고 아직 벼가 고개를 숙인 모습이기도 했어요. 사실 추석이 너무 빨라서 햇쌀을 수확하기가 힘들었지요.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이는데..... 사람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 걸 보면 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도 제대로 익히지 못하는 어리석은 모습만 연상이 되어요.




          * 지나가다 볏짚을 모아서 사료용으로 공급하도록 하는 기계가 작업하는 것을 보아 집사람이 신기해하며 구경하자고 해서 10분간 구경하다가 왔어요.



     이날의 마지막 일정은 영광시내에 있는 시장에 와서 먹거리를 장만하는 것이었어요. 전라남도 영암을 중심으로 한 무화과 재배는 우리나라의 1/3이 넘는다고 해요. 그래서 1차 목표로 무화과를 잡았는데.... 의외로 파는 곳이 1곳 밖에 없어서 잽싸게 샀어요. 이렇게 박스에 담겨있는 게 12,000원이어서 두박스를 샀지요. 영광의 특산물은 역시나 굴비!!!! 시장을 둘러보며 굴비도 한 두릅 구매!!! 추가하여 싱싱한 새우를 2만원어치 사니까 무려 40마리 정도(?). 마지막에 제가 요구해서 백합조개까지 샀어요. 백합조개는 크기가 중 정도 되는 것이었는데 해산물이 모두 너무 싱싱해서 감탄을 했어요. 집에 와서는 새우를 제일 먼저 시작하여 이틀동안 새우만 먹었어요. 아 백합조개는 탕으로!!!


          * 역시나 여행의 마무리는 음식으로;;;

     영광 주변도 구경하기에 좋은 것 같아요. 특히 해안도로는 다음에 날씨 좋을 때 와서 꼭 1박하며 일몰을 보고 싶어요. 가까운 곳에 있는 고창의 청보리밭도 볼만하다고 들었는데 시기가 맞지 않아 다음 기회에 가기로 했어요. 천일염전도 보고 싶은데 역시나 코스가 맞지 않아 그것도 다음 기회로....... 풍성한 먹거리로 여행의 마무리가 잘 되었어요.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택씨 | 2008/10/02 15:14 | 주말여행 | 트랙백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yongtaek11.egloos.com/tb/205615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Lily at 2008/10/04 02:43
무화과... 먹어보고 싶어요.
Commented by 택씨 at 2008/10/04 08:11
Lily님 / 무화과는 이제 청과시장에 가면 서서히 나오니 조금씩은 맛보는게 어렵지 않아요.
저희집은 마구 마구 먹으니... 이렇게 라도 공급하지 않으면 안돼요;;;
Commented by 마리아 at 2008/10/07 11:25
푸하하하하하 '백수'해안도로에 '야동'마을이라니 너무해요 ;ㅁ;
우와 진짜 무화과다! 사진만 봐도 신기해요.
친구가, 자기 고향 동네엔 무화과 나무가 많아서 어릴 때 간식처럼 먹었단 이야길 했는데 어찌나 부럽던지요.
백합조개에 무화과에 새우에 굴비라니 ;ㅁ; 여행의 끝이 아름답네요.
Commented by 택씨 at 2008/10/07 13:03
마리아님 / 저도 지나가면서 이름이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백수해안도로는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해안도로라고 그러더라구요. 집사람의 감상에 의하면 변산반도의 곰소항에서 적벽강으로 가는 해안도로보다 좋다고 그랬어요.
저도 어릴 때 동네에 무화과나무가 있어서 자주 먹었는데... 아주 농익은 무화과는 설탕보다 달았던 기억이 있어서 참 좋아한 과일이었어요.(단거대마왕;;;) 최근에 저희 회사 근처에서 리어카 아저씨가 무화과를 팔더라구요. 가격은 무척 비쌌던 기억이.....
영광시장에서 정말로 싱싱한 해산물을 샀어요. 꽃게도 싱싱하고 바지락도 싱싱하고......그런데 가지고 와서 한꺼번에 먹어야 하니 다 살수가 없었어요.
Commented by Lain at 2008/10/16 19:29
와.....
너무 부러워요.
부드럽고 달콤한 무화과~^ㅠ^
해안풍경도 너무 멋져요........ㅠ.ㅜ(어째서 눈물이 나는거지요...)
마실하시듯 여행가시는 택씨님이 부럽습니다~
Commented by 택씨 at 2008/10/17 08:42
Lain님 / 으음..... 죄송해요.
Lain님도 저희 나이 때가 되면 더 많이 다니실 것이라 믿어요.^^
이 함평, 영광 쪽은 잘 가지지가 않는데 가보니 의외로 좋은 곳이었어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